fnctId=press,fnctNo=18 게시물 검색 검색하기 도서명 저자명 ISBN 정렬 기본순 가나다순 최근발간순 높은가격순 낮은가격순 총 게시글 22 건 게시글 목록 <우리시대질문총서19>패션의 비용 -이제는 지불해야 할 때- 판매중 출판일자 2024-02-02 지음 오정미 가격 19,000원 ※ 이번에 출간된 <우리시대 질문총서>는 기술·환경·휴머니즘·지역(부산) 등 우리 앞의 현실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추진됐다. 우리 세계의 변화를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학문적 시각을 제공하는 한편, 도래할 세계와 지난간 미래의 쌍방향적 대화와 성찰을 통해 우리시대를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예견하는 문제적 활동을 기획· 소개한다. 2000년대 이후 패션산업은 지구환경에 위협이 되는 산업으로 비추어지기 시작했다. 매체와 환경단체는 옷 쓰레기로 병들어 가는 지구의 모습에 대해서 비판하기 시작했고, 이제까지 패션쇼의 화려함 속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지구의 다른 한편의 옷에 관한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유엔 산하의 환경 프로그램(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에서는 패션을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케팅 엔진 중의 하나로 보고, 이것은 브랜드, 디자이너, 창작자, 그리고 대중매체를 통해서 사회의 모든 부문에 걸쳐 수십억 명의 정체성, 가치,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또한 패션은 전 인류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핵심이라고 발표하면서 패션산업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패션의 대표적인 제품인 옷의 기원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옷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면서 문명과 함께 발달해 왔다. 인류는 신체를 보호하고 심리적 수치심을 없애고 자신과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나타내기 위해서 옷을 입기 시작했다. 인류가 옷을 신체 일부로 여기게 되면서, 옷은 우리 삶의 필수품이 되었다. 그러한 옷에 대해서 왜 많은 매체와 과학자들은 옷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말하는가? 특히 생산과 소비, 쓰레기, 기후변화, 환경오염, 친환경, 자원순환, 탄소중립 등은 왜 패션과 가장 연관된 단어로 보도되고 있는가? 과연 이러한 단어들과,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이자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 수단인 옷이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유발 하라리(Yuval Harari)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21 Lessons for the 21st Century), 2018』의 진실 편에서 언급한 “무지: 당신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무지하다(Ignorance: You know less than you think)”에서처럼 우리는 지금 무엇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과연 어떠한 진실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일까? 『패션의 비용: 이제는 지불해야 할 때』에는 패션에 숨어 있는 우리 시대의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패션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고, 패션산업이 지구의 생태계와 인류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패션산업과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들은 지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 지금, 전 세계에서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우리 자신의 일부인 패션이 탄생하는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숨어있는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통해서 패션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은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Part 1:패션에서는 옷, 패션, 그리고 패션산업을 이해하기 위하여 옷, 패션, 패션산업이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그것들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또한 패션산업이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결과에 대해서 논의했다. Part 2:패션산업과 소비문화에서는 패션과 관련된 소비문화에 관해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제시했다. 21세기에 일어난 패션산업의 변화가 어떻게 소비문화를 이끌고 있는가를 분석하였다. 특히 패스트 패션, 명품, 의류 폐기물이 치러야 할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비용에 대해 논의했다. Part 3:패션제품의 생산에서는 패션제품의 원재료인 섬유의 생산부터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까지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환경적, 윤리적 문제에 관해 사례를 통해서 논의하였고, 그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그 추진과정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Part 4:패션산업의 변화에서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통해서 자원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패션산업과 소비자의 노력에 관해 소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변화하는 글로벌 정책과 국제 정세에 따라서 변화하는 패션과 관련된 새로운 정책과 법, 그리고 글로벌 패션산업의 전략에 대해서 논의했다. <우리시대질문총서21>도시의 윤리를 위하여 -현대 도시 비판과 공동체를 향한 시적 상상력- 판매중 출판일자 2024-02-22 지음 김청우 가격 24,000원 ※ 이번에 출간된 <우리시대 질문총서>는 기술·환경·휴머니즘·지역(부산) 등 우리 앞의 현실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추진됐다. 우리 세계의 변화를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학문적 시각을 제공하는 한편, 도래할 세계와 지난간 미래의 쌍방향적 대화와 성찰을 통해 우리시대를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예견하는 문제적 활동을 기획· 소개한다. 이 책은 ‘지금-여기’의 문제를 성찰하고 그 대안을 상상제안하기 위해 ‘지나간 미래(future past)’로서 한국 현대시 중 도시(都市)에 주목한 시, 소위 ‘도시시(urban poetry)’를 대상으로 삼아 연구한다. 그런데 왜 시를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우리의 삶은 무엇인가? 삶에 관해 우리는 무엇을, 또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스스로 아는 만큼 온전히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의 ‘삶’에 관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다름 아닌 ‘언어’가 우리의 삶에 있어 근간을 이룬다고 말이다. 언어는 우리가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말하지 않아도 아는’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도 수많은 언어적 소통을 거쳐야 한다. 그러한 토대가 마련될지라도, 소통이 불통으로 바뀌기는 그 반대보다 훨씬 쉽기에, 우리는 언제나 원활한 소통을 지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언어를 통해서, 그것도 ‘조탁(彫琢)한’ 언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 자체가 곧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이며, 우리의 언어가 곧 우리의 삶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이 언어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언어의 감수성을 높이는 일은 우리의 삶의 감수성을 높이는 일이며, 더 나아가 우리의 삶 전부를 드높이는 일이 된다. 높은 언어 감수성을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것은 우리가 일상적인 삶을 더 잘 느끼고 더 잘 파악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게 됨을 뜻한다. 왜? 우리의 삶이 언어를 통해 영위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시의 주제와 대상은 결국 우리의 삶에, 주변에서 겪는 사건과 사물이다. 그런 면만 보더라도 시를 읽고 쓰는 일은 우리의 삶을 읽고 성찰하고 전달하는 일이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시를 읽고 쓰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장르의 문법상 시는 언어의 압축적 사용인 까닭이다. 의욕적이고 문제적인 시는 그러한 사용의 극단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소설이 구체적인 서사를 통해 ‘상황’을 보여준다면(상황을 허구적으로 그려낸 일종의 사고실험), 시는 구체적인 상황보다는 그에 따른 인간의 감정이나 은유나 환유 등을 통한 시적 논리(상상력)를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말하자면 시는 ‘고차원적 언어 사용 양상’을 보여준다. 따라서 그 결과물로서 시를 읽는 일은 우리의 삶에 한 면모를 여실히 들여다보고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한국 현대시에 국한된 담론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다. 시를 해석하고 연구하는 작업, 즉 시에서 시작하여 시에 수렴되는 논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학과 사회’라는 차원에서 더 확산된 논의를 시도하기 위한 것이다. 시적 상상력은 미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본래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제언(提言)이다. 다른 형태의 제언 중에서도 문학, 특히 시적 제언이 사실상 더 효과적인 이유는, 그것이 가진 감화력 때문이다. 따라서 시적 상상력은 지금까지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여기 수록된 글들은 교육과 취미의 현장에 매몰되어 있는 시적 상상력을 그로부터 최대한 끄집어내어 사회의 문제를 성찰하는 데 쓰고자 한 시도다. 물론 이러한 생각의 배경에는 그런 차원에서 유의미한 시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단순히 형식적 아름다움에 그치는 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그에 효과적인 형식을 갖춘 시들도 적지 않다. 그 한복판에 도시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들은 여타의 담론 형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해야 할 이유가 존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시는 감화력을 무기로 한다. 문제를 인식하고 진단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데 있어 감화력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시를 다룸으로써 ‘우리시대 질문’이라는 타이틀에 얼마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1부에는 “현대 도시의 공간과 시의 공간”이라는 제목하에 총 7개의 글이 있다. 여기서는 1990년대 이후의 도시시를 대상으로 삼아 ‘지금-여기’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다. <제1장 파열된 세계의 파편 줍기: 공간과 장소의 결구(結構)로서의 시>에서는 최근 공간과 장소에 관한 논의를 바탕으로 시적 언술의 특징을 규명하고 그 유형 중에 어떤 것이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데 적합한지 탐색하는 작업을 한다. 이러한 탐색에는 필연적으로 역사적인 검토가 필요한바, 크게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의 간략한 역사와 각각의 글쓰기가 주는 효과를 공간 및 건축의 경험과 연관 지음으로써 새로운 논의의 국면을 마련한다. 시와 건축의 만남은 ‘공간’이라는 공통 화두에 의해서 그 정당성을 얻는다. 이 장에서는 무엇보다 시적 논리와 실제 물리적 공간의 교통(交通)에서, 특히 파편적 글쓰기의 형태가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고, 왜 그러한 형태의 글쓰기가 현재의 문제적 상황에 대안적 상상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답하려고 한다. <2장 ‘홈 파인 공간’: 현대 도시와 광학적 욕망>에서는 들뢰즈와 가타리(G. Deleuze & F. Guattari)의 개념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건축과 도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데 유효한 개념을 내놓은 바 있다. 이들은 공간을 ‘매끈한 공간(espace lisse)’과 ‘홈 파인 공간(espace strie)’으로, 그리고 그 네트워크 구조를 수목(樹木)과 리좀(rhizome)으로 나누었다. 아울러 이들은 ‘시각적/촉각적’ 대립 개념을 ‘광학적/촉지적’으로 이해하고, ‘수목적-홈 파인 공간’을 ‘시각적-광학적’ 공간에, ‘리좀적-매끈한 공간’을 ‘촉각적-촉지적’ 공간에 연결했다. 이때 ‘촉지적’이라는 것은 촉각, 시각, 청각의 요소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이미 파인 홈을 따라 삶으로써 또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없는 ‘홈 파인 공간’으로서의 도시가 지금 우리가 사는 곳의 모습임을 부정하기는 아마 어려울 것이다. 홈 파인 공간은 일정한 기능을 하는 (들뢰즈적 의미에서의) ‘기관’이 가득 들어찬 공간을 구축하며, 따라서 ‘(규격화된) 광학적 건축’을 적극적으로 지향한다. 도시시는 이와 관련한 제반 인식을 미적 통찰을 통해 근본적으로 재고함으로써 ‘매끄러운 공간’으로서 대안적 공간을 상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3장 현대 도시에서의 삶: 매체와 소통의 불가능성>에서는 도시의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동시에 문제적 상황을 야기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는 매스미디어 중심의 소통의 특징과 한계점, 그리고 대안적 소통 방식에 관한 고찰을 담고 있다. 근대적 대도시는 19세기 부르주아의 확대와 자본주의의 극단적 실험무대로서 성립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데, 특히 현대 도시의 주체들은 자본주의적 ‘교환’으로서 모든 관계를 경험한다.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기제는 곧 ‘생산(노동 분화 및 소외)-소비’의 순환으로 말할 수 있는바, 이때 광고(commercial)는 그 과정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서 자리 잡고 있다. 화폐 경제는 생산의 합리화를 위해 노동을 분화시키고, 그럼으로써 ‘상품’을 보편화한다. ‘욕망을 충족시켜 줄 것을 약속하는’ 상품은 그러한 분화와 보편화를 가속하고 유지하기 위해 신속하고 지속적인 순환을 필요로 하는데, 여기서 획일성의 문화와 무감동의 인간이 등장하게 된다. 이 새로운 인간 유형의 탄생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지만, 지금에 있어서 그것이 우리가 고수하고 지향할 인간형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분명해졌다. 이 장은 이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시를 통해 성찰해 본다. <4장 ‘매끄러운 공간’의 건축-시: 촉지적 시각과 걷기의 미학>에서는 도시 경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명의 이기를 비판적으로 살펴봄으로써, 그것이 우리의 인식과 상상력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본다.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지하철과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자동차 중심의 도로가 침해하는 인간의 경험과 이에 반하는 대안적 경험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찰한다. 최근 적지 않은 시인과 비평가가 주목하듯, ‘걷기’는 도시 경험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을 중요한 대안적 행위가 된다. 우리에게는 걷기를 통한 ‘촉각적 시각의 공간’이, 그리고 그 이전에 관련된 상상이 필요하다. 촉각적 시각의 공간은 ‘홈 파인 공간-광학적 공간-정주(定住)적 삶-수목적 구조-영토화’의 계열체가 ‘매끄러운 공간-촉지적 공간-유목적 삶-리좀적 구조-탈영토화’의 계열체와 대립하면서도 동시에 복잡한 관계를 맺으며 함께 실현되는 것과 그 양상이 같다. “촉감적 경험은 근대의 시각 이미지에서도 그 시각체계를 관통하며 구현될 수 있다. 근대의 시각 이미지 역시 촉감을 이용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 수영하는 사람이 물의 흐름을 자신의 피부로 감지하듯, 이미지의 흐름은 강화된 촉감적 감각으로서 이해하여야만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유하니 팔라스마).” 근대적 시각 이미지를 사용하되, 그것의 무의식을 거슬러 읽어냄으로써 촉각적 이미지로 바꿔 내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5장 관계 맺음과 소통의 토대: 인접성의 원리와 시적 전략>은 우리가 관계를 맺음에 있어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것이 가족과 같은 이른바 ‘무목적적 모둠’이라는 전제로, 그러한 모둠을 이루는 관계의 면면에 ‘인접성’ 기제가 작용하고 있음을 밝히기 위해 최근 시인들의 시 텍스트를 살펴본다. 인접성은 ‘가까움’과 그 정도를 의미하며, 따라서 필연적으로 공간과 장소의 문제를 건드린다. ‘관계’에서 주로 긍정적인 것으로 언급되는 ‘사랑’, ‘관심’, ‘친(親)함’, ‘정(情)’ 등이 근본적으로 공간적인 가까움/멂의 원리가 작용하는 문제인 것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인접성은 또한 ‘연결’과 ‘접속’의 문제와도 연관된다. 그러나 인터넷과 같이 물리적 공간을 함께 점유하는 접촉이 없는 관계 맺음은 형이상학적 자아를 강화할 뿐,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도시에서의 삶 또한 이와 마찬가지다. 이러한 흐름에 저항하는 주체는 ‘살(flesh)’의 감각에 민감해지는데, 이는 직접 접촉을 통한 상호작용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량을 소통하고, 그럼으로써 감정이입과 공감, 그리고 이질성에의 직관 등이 더 잘 이루어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은 더 나아가 윤리성까지도 담보하는 태도가 되기도 하기에, 결론적으로 인접성의 확보는 관계 맺음에 매우 중요한 기제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윤리적인 관계는 어디까지나 ‘메타적인 언어적 작용’이 동반된 주체의 참여가 있을 때만이 비로소 가능하다는 점을 놓쳐서는 곤란하다. 시는 메타적인 언어를 통해 타자의 헤테로토피아(heterotopia), 즉 절대적 타자성을 의식하게끔 만든다. 그러한 의식이 전제될 때야 비로소 타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서사’가 창안될 수 있고, 또 그럼으로써 동질성과 이질성이 공존하게 되어 상호 호혜적인 ‘함께 삶’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6장 정체성의 해체와 사회적 공동체의 탄생>에서는 공동체 윤리를 위한 시적 상상력을 살펴본다. 사실 ‘공동체’란 ‘공동’, 혹은 ‘공통’된 것을 토대로 같은 지향점을 가진 집단을 이른다. 그러나 현대 도시에서 그러한 집단은 불가능할뿐더러 그러한 집단을 추구하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다만 여전히 ‘인간’ 혹은 ‘생명’을 위해 그 저변의 것, 이를테면 물리적 신체의 차원에서 공동체, 혹은 공통체를 지향할 수는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동체’란 바로 그런 것이다. 하지만 통상 공동체는 그러한 의미로 사용되지 않고, 일종의 ‘잃어버린 대상’이자 앞으로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대안으로서 강력히 자리매김해 왔다. 이때 ‘정체성 정치’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다. 그러나 이때의 ‘정체성’은 배타성을 띠게 되는 지점에까지 이르고 만다는 것이 문제이며, 이에 따라 ‘인정’과 ‘분배’에의 요구를 내재하는 정체성에 관해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는 요청이 나오기도 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물론 주지하다시피 정체성 정치는 지금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리고 한편으로 여전히 필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제는 정체성 정치에 입각한 폐쇄적인 공동체가 아닌, 탈정체성 정치를 향해서도 열려 있는, 이른바 ‘열린 공동체’가 필요하다. 열린 공동체의 가능성을 모색한 시 작품들을 통해 이에 관해 고찰해 본다. 아울러 <7장 시야를 통해 눈 보기>는 5장과 6장에 이어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데 있어 아이러니에 입각한 의식적 언어가 중요하다는 전제로, 아방가르드(Avant-garde)의 시쓰기를 참조하며 도래할 사회의 논리를 실험적으로 구상해 보고자 한다. 제2부는 “현대 도시를 산책하며 사유하는 시”라는 주제로 총 7개의 장이 배치되어 있다. 각 장은 지금까지 현대시사에서 도시적 감수성으로 도시의 공간과 장소, 소통의 가능성과 공동체를 위한 윤리를 시적으로 고찰하고 노래한 7명의 시인, 즉 이상(李箱), 박인환, 구연식, 김구용, 황지우, 기형도, 그리고 김현의 시세계를 다룬다. 이들 모두는 특히 몸의 감각에 주목함으로써 각각 앞서 언급한 촉지적 시각의 한 사례를 보여준다. 이러한 시인들의 작품을 꼼꼼히 살펴봄으로써 도시의 윤리를 구상하는 데 필요한 단서를 얻고자 한다. 본문은 지금까지 여러 곳에 발표한 글을 하나로 묶어낸 것이다. 묶어내는 과정에서 상당 부분을 수정가필하였으며,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한 글도 있다. 출처는 다음과 같다. 제1부 제1장 <파열된 세계의 파편 줍기>: 「삼면상(三面像)에서 건축무한육면각체(建築無限六面角體)까지」(『시와세계』, 시와세계, 2015년 봄호부터 2016년 겨울호까지 5회 연재한 글을 수정). 제2장 <‘홈 파인 공간’: 현대 도시와 광학적 욕망>, 제3장 <현대 도시에서의 삶: 매체와 소통의 불가능성>, 제4장 <‘매끄러운 공간’의 건축-시: 촉지적 시각과 걷기의 미학>: 「1980-90년대 한국 '도시시'의 미적 비판 방법론 연구」(『국어문학』 제67집, 국어문학회, 2018) 및 「피부의 눈: 만지는 시선을 통한 도시의 윤리 - 1990년대 한국의 ‘도시시’를 중심으로」(『서강인문논총』 제58집,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20). 제4장 보론 <촉진하는 시선의 윤리적 가능성 ? 김기택의 시>: 「견고한 벽에 난 틈, 촉진하는 시선 ? 김기택의 『낫이라는 칼』에 관한 단상」(『상징학연구소』, 상징학연구소, 2023년 가을호). 제5장 <관계 맺음과 소통의 토대: 인접성의 원리와 시적 전략>: 「관계 원리로서의 인접성 탐구 - 최근 한국 시인들의 작품을 중심으로」(『인문학연구』 제59집,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2020). 제6장 <정체성의 해체와 사회적 공동체의 탄생>: 「자본주의의 심화와 인간성의 종말을 대하는 문학의 태도 - 정체성의 해체와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브렛 닐슨 외, 『역동하는 관계와 가족커뮤니티』, 한국문화사, 2023). 제7장 <시야를 통해 눈 보기>: 「시야를 통해 눈 보기」(『이상』, 이상과시, 2013년 가을호부터 2015년 가을호까지 3회 연재한 글을 수정). 제2부 제1장 <실낙원과 낙원 사이에서 ? 이상>(「이상 시에서 나타난 가족 갈등과 낙원의 논리」, 『어문논총』 제36집, 전남대학교 한국어문학연구소, 2020). 제2장 <목마가 부유하는 도시와 끝없는 비애: 박인환>: 「폐허를 견디기 위한 유행에의 탐닉 ? 박인환 시 연구」(『한국지역문학연구』 제7권 1호, 한국지역문학회, 2018). 제3장 <전후 도시의 불안을 치유하는 방법으로서 초현실주의: 구연식>: 「구연식의 『검은 산호의 도시』 연구 ? 초현실주의 시학 수용과 적응의 한 사례」(『우리문학연구』 제80집, 우리문학회, 2023). 제4장 <전후 도시의 폐허를 걷는 만보객: 김구용>: 「한국 전후시의 공간 인지 특성 연구 : 서정주, 신동문, 김구용을 중심으로」(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6). 제5장 <도시-사막을 방황하는 실패한 투사: 황지우>: 「‘광주 파노라마’와 변증법적 도약의 시」(임환모 외, 『발터 벤야민과 한국문학』, 국학자료원, 2018). 제6장 <도시의 거리, 기억할 만한 지나침: 기형도>: 「기형도 시에 나타난 가족상과 관계성에 대한 시적 통찰」(박미선 외, 『가족주의와 가족의 경계들』, 한국문화사, 2020). 제7장 <공동체를 넘어 사회로, 타자와 공존하기: 김현>: 「퀴어와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 - 김현의 『글로리홀』을 중심으로」(『한국문학이론과비평』 제72집, 한국문학이론과 비평학회, 2016). <우리시대 질문총서20>도구적 평등 - 헌법상 평등의 의미·역할·활용 판매중 출판일자 2024-02-20 지음 김해원 가격 24,000원 책 제목을 정하는데 고민이 깊었다. 『도구적 평등』이란 제목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지도적 인물로서 비판이론을 주도한 막스 호르크하이머(Max Horkheimer, 1895.2.14.∼1973.7.7.)의 저작 『이성의 상실』(Eclipse of Reason, 1947)의 독일어 번역본 『도구적 이성 비판』(Zur Kritik der instrumentellen Vernunft, 1967)에서 착안했다. 주지하다시피 해당 저작을 통해서 막스 호르크하이머는, 고대로부터 인간들이 추구해 온 항구적이고 초월적인 좋음올바름(이데아, 眞善美)에 다가설 수 있는 合理的 능력인 객관적 이성이 근대 이후 외면받고 그 고귀함이 거덜 날 정도로 몰락한 가운데, 개인과 집단의 욕망 충족을 위한 合利的 능력인 주관적 이성은 열광적으로 각광받고 활성화됨으로써 인간자연에 대한 착취와 현대 사회의 황폐화가 총체적으로 유발되었으며 보존되어야 할 주체의 개별고유성조차도 종말에 이르게 되었음을 진단고발했다. 그리고 도구화된 주관적 이성의 전면화에 맞서서 몰락한 객관적 이성을 재소환재조명함으로써, 주관적 이성과 객관적 이성의 상호 성찰 및 화해조화를 꾀하고자 했다. 이러한 막스 호르크하이머의 비판적 문제의식으로부터 이 책이 자유롭지 않음을 제목을 통해서 고백하고 싶었다. 물론 이 책의 핵심 목표는 ‘헌법상 평등의 의미역할활용’이라는 부제로 알 수 있듯이, 우리 규범과 현실에 터 잡아 헌법 제11조 제1항 “평등”의 의미와 역할을 밝히고 헌법정신에 맞게 평등을 활용하는 방법을 정밀하게 안내하는 데 있다. 따라서 평등의 도구화 그 자체를 비판하거나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옹호하고 활성화하려는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공동체의 참다운 목표인 인간의 존엄과 인권 보장을 위해 복무해야 할 객관적 도구인 평등 그 자체가 주관적 권리(평등권)로 소모되는 경향이 전면화된 가운데, 평등의 내적 이중모순(동등대우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차등대우의 근거인 평등, 형식적기회 보장의 근거이면서 동시에 실질적결과 보장의 근거인 평등)이 불균형적비합리적강자 중심적으로 조정됨으로써 평등의 본질적 가치와 평등에 내포된 혁명성이 왜곡상실되거나 기득권(자본권력) 친화적으로 순치되고 있다는 나름의 비판적 현실 인식에서 집필이 추동되었다. 실제로 ‘동등대우 근거로서의 평등’이 과잉됨으로써 공동체의 다양성다원화를 촉진하고 이질성개별성 보전과 소수자의 정체성 인정을 위한 버팀목인 ‘차등대우 근거로서의 평등’은 과소해졌고, ‘형식적기회적 평등’에 경도되어 ‘실질적결과적 평등’이 외면받음으로써 근대를 열어젖힌 혁명적 도구였던 평등이 이제는 현대를 재봉건화하는 반동적 도구로 변모하고 있다는 우려와 경고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헌법 문언과 권리이론에 부합하기 어려운 평등의 주관적 권리화 경향을 당연시하고 능력주의나 공정성 담론 등으로 위장은폐한 ‘기득권 세습적 평등 기획’을 획책하여) 평등의 이름으로 평등 그 자체를 왜곡상실시키려는 권력과 이를 조장하는 헌법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케 할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 평등에 내재한 이중의 모순으로부터 유발된 긴장을 현실 적합하게 조정조화화해시킬 수 있는 이론적 교두보를 구축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서 ‘헌법상 평등은 주관적 권리 즉 평등권이 아니라, 특정한 구체적 인권을 보장실현하기 위한 객관적비판적 도구 즉 평등원칙으로 구성활용될 것’을 뒷받침할 규범적 근거와 방법을 상세하게 논증한 후, 근대를 열어젖힌 평등의 원초적 특성인 혁명성비판성 회복에 주목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도구화된 주관적 이성의 전면화로 초래된 현대 사회의 부조리를 성찰하고 이에 맞서기 위해 이성의 객관적비판적 기능 회복을 강조한 『도구적 이성 비판』은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이 책은 전체의 서두 격인 “시작하며”와 전체의 결론에 해당하는 “마치며” 부분을 제외하면, 6개의 본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헌법상 평등의 개념과 역할을 상세하게 밝힌 “제1부”와 평등 활용법을 논증하고 체계화한 “제2부”는, 평등에 관한 규범 이론적 내용으로서 특히 중요하다. 왜냐면 현실의 다양한 담론구조와 맥락들, 예컨대 헌법적 가치의 최소치를 굳건하게 지켜야 할 사법적 맥락(“제3부”), 헌법적 가치의 최고치를 지향해야 할 정치적 맥락(“제4부”), 공동체 구성원들의 보편적일반적 심성 구조 및 신념 체계 형성의 지표인 사회적 맥락(“제5부”) 등에서 등장표출된 평등에 관한 권위 있는 기존 이해나 주요한 입장들을 비판적으로 성찰 및 재구성하고 나름의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기초이자 공통 전제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제1부”와 “제2부”가 총론에 해당한다면, “제3부”와 “제4부” 및 “제5부”는 각론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그리고 “제6부”는 현행 실정 헌법과 법률들에서 명시적으로 등장한 평등과 차별을 전수조사하여 이를 조망하고 검토평가하기 위한 체계적 자료로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 전체를 요약정리하고 도구적 평등과 결부된 경험공간과 기대지평을 밝힌 “마치며” 부분을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다른 부분들은 생략하거나 관심에 따라 취사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올해는 프랑크푸르트학파를 태동시킨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의 ‘사회조사연구소(Institut f?r Sozialforschung)’가 창립된 후 만 100년을 맞는 해이고, 프랑크푸르트학파 창설의 주역이자 사회조사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막스 호르크하이머가 사망한 지 만 50년 되는 해이다. 이 책이, “위대한 거부(Great Refusal)”를 통해 현재의 권위적 지배에 대한 학문적 저항을 감행하며** 인간존재의 총체성 회복을 기획한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정신과 “예속과 억압에 저항하며 고통과 굴욕의 지옥”을 겪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애쓴 막스 호르크하이머의 진심***에 다가설 수 있는, 설득력 있는 ‘평등 이론서’이자 비판적 참여를 위한 ‘평등 실천서’로 읽혔으면 한다. 왜냐면 (내포된 이중모순을 비교적상대적 차원에서 조정화해시켜야 할 당위적 규준인 평등을) 「소수자의 정체성 존중을 위한 토대인 ‘다양성 확대’와 약자 친화적인 ‘실질적 결과 보장’에 주목하여 특정한 구체적 권리이익 확보를 위한 ‘객관적실천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경향」을 강화견인하는 평등 이론과 실천은, (오늘날 공동체의 공통성 유지와 형식적 기회 보장에 경도된 주관적 권리로 자주 활용됨으로써 주체의 개별고유성 훼손과 강자 친화적타자 의존적 경향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는) 평등의 자기반성을 촉발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통한 인권 억압적 현상과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우리 헌법현실의 황폐함과 난폭함을 저지하는 데 도움 될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전망은 100년 전 혹은 50년 전에 비해서 더 희망적이라거나 덜 야만적이라고 쉽게 단언할 수 없는 우리 현실에 터 잡은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헌법상 평등은 본질적으로 인간 존엄과 인권 보장을 위한 권력 대항적혁명적 성취의 전리품으로서 헌법에 편입된 ‘권리보장 도구’였고 또 그래야 한다는 역사적 경험과 규범적 당위에 기대어 있다. 이 책의 저술에 있어서 많은 은혜를 입었다. 훌륭한 선행연구를 통해서 저자를 각성토록 한 국내외 연구자들의 헌신과 영남대학교경북대학교하노버대학교헌법재판소전남대학교부산대학교로부터 받은 격려와 지원이 이 책의 밑거름이 되었다. ‘헌법공부모임’의 선생님들과 저자의 강의와 세미나에 참여한 학생들로부터 경험한 함께하는 공부의 즐거움은 이 책을 쓰는 데 큰 힘이 되었다. 어려운 현실적 조건 속에서도 출판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애써준 부산대학교출판문화원 류속영 원장님과 편집조판제작 및 인쇄 노동자들의 수고로움은 상업성이 희박한 원고 뭉치가 단단한 책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였다. 감사함을 표한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는 정년퇴임(2024.2.29.)을 앞둔 조홍석 교수님께 헌정하기 위한 저작이기도 하다. 저자는 2000년 조홍석 교수님의 지도로 헌법학 공부에 입문했으며 저자가 처음 참여한 대학원 수업 또한 조홍석 교수님께서 개설한 <평등보장론>이었다. 따라서 조홍석 교수님의 가르침과 지지가 없었다면 헌법학자로서 오늘날의 저자는 없었을 것이며, 이 책의 집필은 애당초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밝힌 평등에 관한 저자의 생각이 조홍석 교수님의 그것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닐 것이며, 때로는 서로 많이 어긋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憲法上의 平等保障에 관한 硏究: 平等原則의 適用基準을 中心으로”로 1987년 한양대학교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Verfassungsgerichtliche Gleichheitspr?fung i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und den USA”(독일과 미국에서의 헌법재판상 평등심사)로 1993년 쾰른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최근까지 평등에 관한 연구를 계속 붙잡고 계신 조홍석 교수님의 자장으로부터***** 본 저작이 완전히 벗어날 수 없음은 분명하다. 실제로 ‘텅 비어 있는 개념’으로서의 평등에 대한 이해는 20년 전 조홍석 교수님으로부터 배운 것이고, 이러한 사유는 헌법상 평등의 권리성을 부정하고 있는 저자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권리보장을 위한 실천적 도구로서의 평등을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의 핵심 논거로 자리 잡고 있다. 선생님의 새로운 시간을 응원하며, 무엇보다도 선생님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한다. 2024년 1월 24일 저자 <우리시대질문총서18>문학 속의 부산 판매중 출판일자 2023-02-13 지음 구모룡 가격 18,000원 우리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제대로 하자는 뜻에서 출발한 학문이 부산학이다. 하나이면서 여럿인 부산은 다층적이며 역동적이다. 이를 혼란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정신과 정체성으로 획일화하려 한다. 기억상실증 환자쯤으로 취급하면서 기억이 필요하다고 강박한다. 부산학의 적이 된 부산학은 끊임없이 기억을 소환하고 유일한 관념을 구축하려 한다. 부산을 하나의 전체로 상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형태가 없는 무질서로 보는 것도 문제이다. 우리 안의 중심주의를 해체하면서 부산을 여러 겹으로 인식하는 방법적 접근을 경주해야 하겠다. 이럴 때 부산학은 국가 중심 시야를 넘어설 수 있고, 기장학, 서면학, 동래학, 영도학, 낙동강 유역학 등과 같은 단위들의 포괄도 가능하다. 부산이라는 토포스 기원 담론은 신화가 되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과거의 역사는 대개 현재의 욕망에 투영된 의미라 할 수 있다. 부산의 기원 담론 또한 과거를 통하여 현재를 말하려는 다양한 욕망의 산물이자 의미들의 생산이다. 어원학은 자주 기원의 신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증산(甑山)과 부산의 관련성을 말함으로써 애써 부산이 일제가 만든 식민도시라는 사실을 회피하려는 경향은 자주 목도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어원이 식민도시라는 공간 생산의 실제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우리시대질문총서17>기후변화의국제정치 판매중 출판일자 2023-02-13 지음 한희진 가격 18,000원 기후변화는 국제사회에 던져진, 혹은 주어진, 자연계의 단순한 외부적 스트레스나 기후, 기상학적 환경 조건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 간의 상호작용 및 정치적 과정을 통해 그 해결책이 논의되는 글로벌 이슈이자 사회과학의 문제로 환원된다. 기후변화를 분석하는 틀(framework)은 자연과학, 생태학, 경제학, 철학 등 학문 분야별로 다양할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국제정치(보통 international politics로 번역되나 결론의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를 반영하기 위해 global politics로 칭함)라는 창을 통해 보고자 하는가? 오늘날 우리가 전 지구적 문제이자 위기라고 말하는 기후변화라는 복잡한 현상은 산업혁명 이후 가속화된 자본주의의 팽창, 도시화, 산업화와 같은 인류 발전 및 문명사적 흐름으로 인해 촉발되었다. 그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국제사회를 구성하는 성원들은 이러한 역사적 흐름에 주체로 참여해 왔기 때문에 기후변화 문제의 원인제공에 책임을 지닌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국가라는 단일주체의 역할과 행동에만 의존할 수 없다.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 위기는 주권 국가, 국제조직, 국제조약과 합의, 기업, 시민사회, 개인 등 국제사회의 모든 주체가 다양한 역량과 자원을 집결하여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이다. <우리시대질문총서16>살아있는 기계의 시대 판매중 출판일자 2023-02-13 지음 수잔 호크필드 옮김 신보성 가격 18,000원 이 책은 융합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즉 두 가지 크게 다른 두 가지 경로로 시작하여 하나로 귀결되는 놀라운 과학적 발견에 대한 것과 다음 세기에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기계와 기술을 발명했던 획기적인 과학자들의 이야기에 대한 것이다. 우리 인류는 늘 새로운 도구와 기술이 필요하다. 오늘날 약 76억 명의 세계 인구는 2050 년까지 95 억 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인구에 연료를 공급하고 열을 내고 냉각하면서 힘을 생산하면서 그리고 이미 지구 기후를 바꿀 이산화탄소를 수 세기 동안 충분히 과대하게 대기로 퍼부었고, 지금은 그 결과 때문에 힘겨운 씨름을 하고 있다. 기온과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지구의 많은 부분이 가뭄, 기근 그리고 약물에 내성을 지닌 질병들로부터 고통을 받고 있다. 그리고 현재의 기계와 기술 수준을 확장한다고 해서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이 어려운 과제를 당장 해결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더 풍부하면서도 깨끗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고, 충분한 깨끗한 물을 생산하며, 더 적은 비용으로 더 효과적인 의약품을 개발하고, 우리 가운데 장애인들이 살 수 있게 하고 세계의 생태 균형을 방해하지 않고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까? 이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인류는 힘든 미래의 시간을 보낼 운명이다. <우리시대질문총서15>냉전의 폐허 판매중 출판일자 2023-02-13 지음 리사 요네야마 옮김 김려실 가격 19,000원 고(故) 강덕경의 그림이 일깨운 역사적 정의, 책임자를 처벌하라! 포스트냉전 전후보상 문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일본의 전쟁범죄를 처벌하지 않은 냉전의 태평양횡단적 공모를 고발한다. 일본군‘위안부’와 같이 일본의 전쟁범죄로 고통받고 침묵을 강요당해온 피해자들은 서구의 냉전이 끝난 1990년대 이후에 새로운 역사적 정의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전쟁 폭력의 생존자, 진보 지식인, 풀뿌리 행동주의자, 초국적 페미니스트들은 일본의 전쟁범죄를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탈식민화된 정의로운 세계를 향한 급진적 열망을 배제해버린 미국의 냉전 형성 과정에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 책은 그들의 전후보상 노력을 아시아태평양전쟁의 과거만이 아니라 현재진행 중인 대립, 예를 들면 오키나와의 미군기지 반대 투쟁, 일본의 극우 역사 수정주의에 맞서 일본의 침략전쟁에 관한 기억을 보존하려는 노력, 풀뿌리 반핵 담론, 냉전 자유주의 페미니즘에 대한 유색인 페미니스트들의 비판, 이전의 국가 중심적 과도기 정의의 문제점을 수정하기 위한 협상 속에서 고찰한다. 더불어 이 책은 포스트냉전의 탈경계적 전후보상 문화가 진작됨으로써 나타난 정의의 미국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검토한다. 미국의 법정에서 일본의 전쟁범죄를 심판하는 일이 혹여 9.11 이후 ‘정의의 수호자’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자기 만족적 믿음을 더욱 공고히 할 위험성은 없는가? 저자는 아시아태평양전쟁의 전후보상이 미국의 법정에서 다루어짐으로써, 미국의 지역학과 역사학이 아시아태평양전쟁과 아시아 냉전에 관한 지식 생산의 주체가 됨으로써 고질화된 미국의 정의, 군사주의, 인종주의, 국가주의의 모순적 효과를 접합적 문화비평을 통해 철저히 비판한다. <우리시대질문총서 14> 인간과 인공지능 그리고 규범 판매중 출판일자 2022-09-22 지음 계승균 가격 18,000원 ※ 이번에 출간된 <우리시대 질문총서>는 기술·환경·휴머니즘·지역(부산) 등 우리 앞의 현실에 대한 성찰을 제공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추진됐다. 우리 세계의 변화를 미시적이고 거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학문적 시각을 제공하는 한편, 도래할 세계와 지난간 미래의 쌍방향적 대화와 성찰을 통해 우리시대를 비판적으로 반성하고 예견하는 문제적 활동을 기획· 소개한다. 이 책은 필자가 2020년도 저술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서 발간한 “인공지능과 지식재산권”에 기술된 내용의 전(前) 단계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인공지능과 지식재산권”의 내용은 인공지능이 생성한 생성물의 현행법에 비추어 보아 권리주체가 될 수 있는지 또는 권리객체가 될 수 있는지에 관한 법률적 평가를 한 것이다. 이 책에서 시론적(試論的)인 제안을 하기는 하였지만 구체적이지 않고 문제 제기의 성격에 지나지 않았다. 인공지능이 현재 우리나라의 규범 체계 내에서 국외자로 존재하고 있는데, 과연 과거에는 이러한 현상은 없었을까? 또는 있었다면 어떠한 것들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고자 어떠한 이론들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서생(書生)이지만, 인공지능과 관련된 법률문제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김에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연구해보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생기게 되었고, 그 첫 번째가 앞서 언급한 ‘인공지능과 지식재산권’이라는 책이고, 두 번째로는 인공지능이 법규범에 도입이 되면 어떠한 형태로 규범의 세계에 도입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아직 규범형성이 많이 되어있지 않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 논의하는 장도 많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함부로 접근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세 번째로는 앞의 현행규범에 따른 인공지능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된 기초가 되는 과거의 인간 규범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간략하게나마 바라보고,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라 현재에서는 어떠한 규범이 형성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도 생겼다.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하면서 미래의 인공지능 규범형성을 고려해 보자는 것이 이 글이 되었다. 이 글의 내용을 간략히 안내하면 다음과 같다. 제1장에서는 종교규범, 도덕규범, 윤리규범, 법규범을 규범의 수용자 입장에서 변화의 가능성을 언급하였다. 종교규범이 세속규범으로 바뀌면서 사라지거나 의미가 변색된 경우에 대해서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규범 역시 인간 중심으로 변화하였고 변화된 법규범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제2장에서는 인간이 창조한 인간인 법인의 의미와 법인의 사회적 가치 및 활용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즉, 가공적이고 추상적 의미의 인간인 법인이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는지에 관해서 간략히 설명하고자 한다. 제3장에서는 이러한 법인제도가 지적재산권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고, 인공지능제도에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법률상 지위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제4장에서는 법인을 형벌에 처하는 양벌규정을 통해서 가공된 형식적 존재인 법인에게 어떻게 국가 형벌을 적용하는지 양벌규정의 의미를 밝히고자 하였다. 제5장에서는 동물의 법적 지위에 대해서 설명하였다. 자연인과 동일한 생명체인 동물이 왜 권리 주체가 되지 않았지만, 인간 사회에서 동물의 지위 변화와 이에 대한 법규범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봄으로써, 인공지능의 인간 규범에의 진입가능성에 대한 하나의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제6장에서는 누가 권리의 주체인지 불분명한 환경권에 대해서도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환경권도 20세기 후반에 들어서서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것이기 때문이다. 환경이라는 불분명한 개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체화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법률들이 많이 제정되고 있는 점을 우리는 인공지능의 규범형성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제7장과 제8장에서는 인공지능과 규범이라는 제목으로 인공지능과 관련된 규범의 생성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필자는 인공지능을 유인기계(類人機械) 또는 유인(類人)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싶다. 인공지능의 행동은 실질적으로 자연인의 행위와 유사한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법률행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더라도 유사한 법률행위를 인공지능은 하고 있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과 유사한 또는 인간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을 과연 권리 객체가 되거나 또는 법규범의 외부에 있어야 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규범이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독일을 비롯한 외국의 입법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관련된 윤리규범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윤리규범이 법규범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해제에서는 위에서 논의한 것을 간략히 정리하고 앞으로의 과제나 연구방향, 시사점에 관하여 필자의 생각을 나타내고자 한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규범의 형성이 조금씩 되어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의 규범수용에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인간 생활과의 조화로운 점을 추구하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우리시대질문총서 13> 뮤즈여 노래하라 판매중 출판일자 2022-03-25 지음 인성기 가격 18,000원 팝음악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나 잘 알 것이다. 원래는 영미 언어권에서 현대에 생산된 정치적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뜻하는 말이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K-Pop도 팝음악이 될 수 있다. 다수의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이라면 그런 역사적 의미와 상관없이 이제는 전부 팝음악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오늘날 귀에 이어폰만꽂으면 누구든지 전 세계의 로컬 뮤직을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매스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팝음악은 이제 우리생활에서 필수품처럼 되었다. 물고기들이 바다에서 물 없이는 살수 없듯이, 우리는 팝음악을 들으며 출근하고, 팝음악을 들으며퇴근한다.팝음악이 어쩌다가 우리에게 이렇게 친구처럼 가까워졌을까?그 이유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냥 당연시될 뿐이다. 매일 식사를 하거나 화장대 앞에 앉아 메이크업을하듯이 우리는 습관적으로 팝음악을 듣는다. 팝음악은 우리에게행복을 준다. 그것이 전부일까? 또는 거기에 어떤 다른 이유나깊은 의미가 숨어 있을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팝음악 이외에도 무수히 많다. 각종 레저 문화가 있다. 스포츠, 예술, 여행,반려동물 키우기 등 조선시대의 선조들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즐거운 오락거리가 우리 주변에 포진해 있다. 팝음악이 어떤것인지 한번 알아보기로 하자. 우선 도서관에를 가 보자.도서관에는 팝음악에 대해서 소개하거나 나름대로 설명하는 책들이 많이 있다. 그 내용은 매우 다양하다. 소신껏 관련 학문들의 학자들이 고유 전공의 관점으로 팝음악에 대해서 설명하기 때문이다. 심리학, 교육학, 미학, 음악학, 문학, 철학, 사학, 사회학, 정치학, 미학, 신문방송학, 매체학, 문화경영학, 통계학 등우리의 통념과는 달리 숱하게 많은 전공들이 팝음악에 관여하고있다. 팝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관점이 그렇게 다양할 수 있음에새삼 놀라울 뿐이다. 팝음악이 그렇게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은 팝음악이 그 모든 다양한 측면들을 카멜레온처럼 가지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의 삶이 다양한 관점으로 설명될 수있는 것처럼 팝음악도 우주만큼이나 넓은 세계인 듯하다.우리의 삶에서 팝음악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무한대다.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다. 팝음악을 사용목적에 따라 다르게 규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뇌를 연구하는 정신건강학자는 팝음악을 힐링을 위한 수단이라는 관점으로 팝음악의 심리치료적 기능에 주목할 것이다. 정권 창출을 겨냥하는 후보자는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로고송을 만들기 위해 팝음악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활용할 것이다. 기업가도 상품 광고를 위해서 CM송 제작을 할 때 그런 측면에 주목할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사용 목적에 따라서 팝음악의 설명하기시작하면 팝음악을 전체 모습이 어떠한지 알 수 없게 된다. 팝음악이라는 빅데이터의 바다에서 임의의 사용 목적을 위해 그 안에서 필요한 것만을 골라 수단과 도구로 삼을 뿐이다.이러한 오리무중 사태는 최근 들어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기술매체의 발전과 더불어 팝음악 생산이 빅뱅처럼 폭증하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처럼 LP나 CD에 한 장 한 장 녹음된 것을 선별해 재생하는 시대가 아니다. 액정 화면의 패드를 터치하면 누구나 빅데이터의 바다에서 어떤 곡이든 골라 들을 수 있는 시대다. 마치 망망대해에서 외줄 낚시를 드리워 아무 생선이나 잡히는 대로 건져 올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럴 때면 내가 지금 듣고있는 곡이 그 전체 중에서 어디에 속한 것인지 또 어디에서 올라오는 것인지 알고 싶어진다. 나는 현재 듣는 이 곡과 어떤 관계에있는 것인지, 또 이 곡을 생산한 뮤지션은 무슨 마음으로 이 노래를 작곡했었을지 궁금하다.팝음악의 바다는 비유컨대 물리학자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처럼 불확실하다. 그 이론에서 보면, 상자 안에 고양이가 과연 살아 있는지조차 불확실하다. 생사 여부는 정확히 반반의 확률로서만 존재한다. 팝음악에 대한 판단도 옳을 확률이 반반인 셈이다.사실상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이다. 이 책은 이런 질문에 대해서인문학의 관점으로 나름대로 도감(圖鑑)의 역할을 하기 위해 집필되기 시작했다. 음악을 듣는 주체로서의 나와 그 대상으로서의팝음악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질문할 것이다. 이 질문은 인간의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이다. 어떤 특정 이해관계와 무관하다.하늘의 별처럼 수많은 팝음악의 은하수에 파묻혀 살아가면서우리는 바다의 포세이돈처럼 팝음악 전체에 대해 호령하는 지휘자일 수도 있지만, 아니면 메인스트림의 유행하는 조류에 따라이런저런 아이돌의 CD 패키지를 구입하는 수동적 소비자일 수도 있다. 인문학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문학, 사학, 그리고 철학의 관점으로 질문하는 학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이다.프로크루스테스의 비유가 갑자기 생각난다. 그는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아다 자신의 집 침대에눕혀 보고 그 사람의 키가 거기에 맞지 않으면 몸을 억지로 잡아당기거나 아니면 칼로 잘라 죽인 괴한이었다. 우리의 팝음악은그러한 비운을 당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팝음악은 본래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된다. 비유컨대 푸른 바다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살아야 할 해파리를 잡아서 모래사장에 올려놓고 관찰하는 격이다. 해파리는 살아 있어야 아름답다. 우리는 팝음악을 살아 있는 모습 그대로 관찰하며 서술할 것이다. 그렇게해야 하는 이유는 명약관화하다. <우리시대질문총서12> 미래세대를 위한 과학 융합교육 판매중 출판일자 2022-03-25 지음 남윤경 가격 18,000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과학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미래사회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첨단기술의 발전으로 방대한 양의 과학지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축적될 것이다.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할 것이다. 이때 요구되는 역량은 지식을 단순히 습득하는 역량이 아니라, 지식을 찾고 적절하게 문제해결에 활용하는 문제해결력이다. 특히, 문제해결 과정에서 필요한 협력과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논리적 사고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판단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다. 이 책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교육의 목표를 융합적 문제해결력으로 보았다. 이에 따라 과학 교수-학습 전략뿐 아니라 교과 내용의 범위에도 개혁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융합적 문제해결력 향상을 위해 교과 간 경계를 과감히 허물고 과학 융합교육의 범위를 과학과 공학·수학·컴퓨팅으로 제안 한다. 또한, 학교와 학교 밖의 다양한 상황에 적용가능한 과학 융합수업의 예시들을 제공한다. 처음 1 2 3 다음 페이지 끝